건강관리/모야모야병

모야모야병 수술(뇌혈관 문합술) 6개월 경과 후기

이백부부 2023. 5. 18.

 

 

 2022년 10월 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모야모야병 수술을 받고 6개월이 지났습니다. 6개월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변화과정을 거쳤는지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 모야모야병 환자들이 받는 직간접문합술이 어떤 건지는 이전 포스팅에 있으므로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야모야병] 모야모야병 수술 3개월 경과

 

[모야모야병] 모야모야병 수술 3개월 경과

희귀 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으로 2022년 10월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직간접문합술을 받았습니다. 벌써 수술한 지 3달이 경과되었습니다.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도 했지만, 그래도 회사도 좀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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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 수술(뇌혈관 문합술) 6개월 경과 후기


1. 수술 이후 생활

 제가 수술받은 2022년 10월은 날씨도 선선하고 좋았습니다. 수술 2일 전에 입원하여 사전검사를 진행하고, 수술 준비를 했습니다. 수술 후엔 중환자실 3일, 집중치료실 1일 있었고, 이후 약 10일 정도 추가로 병원에서  경과를 관찰하며 지냈습니다. 전체 입원기간은 15일이었습니다.

 

 수술하고 집에 돌아온 후, 다음 외래 일정인 2주 뒤까지 엄청난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병실보다 집이 편하긴 했지만, 이렇게 두통이 밀려올 때면 뭔가 잘못된 건 아닌가 걱정되고, 바로 조치받을 수 없는 상황에 무서움도 느껴졌습니다. 두통은 2주 동안 계속 됐고, 마약성 진통제를 먹거나 패치를 붙여도 두통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교수님께 들어보니 뇌수막염이 살짝 왔었다고 합니다.

 

 두통은 11월 중순쯤 사라졌습니다. 그 뒤 빠르게 몸이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술 후 못 먹어서 빠졌던 살도 1~2kg 정도 다시 쪘습니다. 수술 후 한 달은 아기샴푸(저자극 샴푸)로 머리를 감았습니다. 그마저도 상처부위에 자극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걷는 것이 좋다고 해서 거의 매일 산책을 나갔는데, 날씨가 제법 추워진 관계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다녔습니다.

 

 그 밖에 헬스장에서 꾸준히 걷기 운동을 했고, 뇌경색으로 인해 손상된 언어영역을 회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재활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했던 재활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진행했던 언어재활훈련이며, 약 4회 정도 받았던 내용을 반복해서 훈련했습니다. 따로 재활병원을 가진 않고, 집에서 했습니다.

 

 이렇게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재활훈련과 운동을 하며 반복된 일상을 보냈고, 특히 음식은 몸에 좋다고 하는 것 위주로 챙겨 먹었습니다. 혼자 있으면 자칫 우울할 수 있는 생활을 아내가 옆을 지켜줘서 곧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회사 복직 시기

 회사는 2달만 쉬고 복직했습니다. 저희 회사는 병가가 60일 주어지는데, 그 병가만 사용하고 추가로 휴직을 하진 않았습니다. 병가는 유급이고, 질병휴직을 하면 무급이 되는 상황이라 조금 무리한 것도 있지만, 수술 이후의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었기에 회사를 나가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 현재 근무 포지션은 교대근무지만, 밤에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고 업무강도도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따라서 혹시라도 수술하시는 분들은 본인의 상황을 고려해 정말 최대한 충분히 휴식하시고 복직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본인의 몸은 본인이 지켜야 합니다.

 

 

 

3. 수술 부작용(뇌경색) 및 불편했던 점

 뇌경색이 온 지도 벌써 6개월이네요. 뇌경색은 흔히 중풍이라고 불리는 중추성과 제가 겪고 있는 것과 같은 말초성으로 구분됩니다. 큰 차이는, 중추성은 회복률이 높은 반면 말초성은 잘 돌아오지 않아요. 그리고 안면마비가 왔을 때, 이마 주름과 코 찡그리기가 된다면 중추성이고, 입 주변만 안 움직이는 건 말초성이라고 구분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도 저는 뇌경색 환자 중 굉장히 회복이 빠른 편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뇌경색이 온 후 2~3일은 말도 잘 못하고 입도 못 움직였는데, 4일째부터 어느 정도 말도 하고 표정도 지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근데 그 이후부터 회복이 급격히 느려집니다. 재활의학과 의사 말로는 끊어진 신경이 생성되는데 빨라도 3~4개월, 길면 1년도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회복이 빠르고 나이도 젊으니까 큰 걱정하지 말라고요.

 

 저도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2~3개월까진 굉장히 재활훈련도 열심히 했으나, 4개월, 5개월 진행될수록 소홀해지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느껴지면 더 열심히 할 텐데, 아무리 해도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회복은 안되나 보다 하고 낙심하고 지냈죠.

 

 근데 시간이 약인건 지, 정말 어느 순간 안되던 발음이 되고, 표정도 더 풍부해지더라고요. 따로 재활을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그때가 5개월~6개월 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뇌경색으로 인해 불편했던 점은 당연히 말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타인을 만나는 데 있어서 거부감이 생기고 저도 모르게 위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사진 찍을 때는 화까지 나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90% 이상은 회복된 것 같아요. 물론 아직도 말을 길게 할 때는 버겁습니다. 그리고 자꾸 마비됐던 쪽 볼과 입술을 씹습니다. 이틀에 한 번 이상 씹는 거 같아요. 감각이 덜 돌아온 거겠죠. 그래도 다른 사람과 말할 때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4. 수술 6개월 경과

 지난주에 1박 2일로 입원하여 혈류 CT와 뇌혈관조영술을 하고 왔습니다. 혈류 CT 결과는 아주 좋습니다. 정말 거의 정상인에 가깝게 바뀌었습니다. 뇌혈관조영술 결과는 아직 못 봤네요. 다음 주 외래를 갔다 와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 자료가 없는데, 다음 주에 외래를 다녀온 후 사진과 함께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5. 2차 수술(반대편 수술)을 할 건지?

 제가 작년 10월에 했던 수술은 오른쪽이었습니다. 모야모야병 특성상 양측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저 역시 양쪽 모두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오른쪽이 진행이 빨랐고 왼쪽은 좀 느린 편이었습니다.

 

 이번 검사 결과 오른쪽은 혈관이 잘 자라줘서 정상인에 가깝게 변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왼쪽은 상대적으로 덜 진행돼서 수술을 할지 말지 고민입니다. 당장에 수술이 필요한 상황까진 아니지만, 젊을 때 해야 수술 예후가 좋다고 하고, 저희 부부는 임신계획이 자꾸 미뤄지고 있어서 출산 전에 수술을 끝내고 남은 인생 편하게 사는 것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당장 가장 빠른 수술일정은 12월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 담당 교수님은 내년에 안식년이라고 하시네요. 그래서 더 고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수술일정을 놓치면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니까요.

 

 이 부분은 아내와 충분히 상의해 보고, 또 개인적인 스케줄과 향후 계획들을 점검해 보고 결정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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