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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이슈] 엔터계의 계륵일까? 하이브와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탐내는 이유

이백부부 2023. 2. 12.

 

 지난 포스팅에서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한 방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SM엔터테인먼트 지분확보 경쟁에 참여한 하이브와 카카오가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열을 올리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포스팅은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재테크 이슈] 한 방에 정리하는 SM엔터테인먼트 사건

 

[재테크 이슈] 한 방에 정리하는 SM엔터테인먼트 사건

몇 년 전부터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평소 크게 관심 없던 사람도 한 번쯤 '도대체 무슨 일인데?'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오늘은 SM엔터테인먼트에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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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는 엔터계의 노른자인가 계륵인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가 가진 영향력과 브랜드 파워는 막강합니다.

 

 K-POP이라는 장르는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팬덤 역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창출과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스타 연예인 1명이 음원, 예능,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K-POP을 넘어 K-Contents로 확장 가능하다는 것 역시 SM엔터가 가진 강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SM엔터는 갖가지 소음이 끊임없이 들려오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해외 호텔 인수나 와이너리, 레스토랑 인수 등 회사 본연의 사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업 다악화의 대명사로 불려지는 것은 물론, 탈세의혹이나 수익배분 문제, 인력관리(조직폭력배) 문제 등 다양한 의혹에서 계속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계의 큰 축이라 할 수 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과연 노른자일까요, 계륵일까요?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지분경쟁에 앞서다.

 1) 이수만, 하이브에 구원의 손길을 요청하다.

 이수만은 2022년 3월 얼라인 측 신규 감사인이 선정되면서 점차 본인의 목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얼라인 측 신규 감사인의 활동으로 인해, 결국 2022년 12월 라이크기획과 SM엔터의 계약은 종료되는 결말을 맞게 됩니다. 매출의 6%를 지급한다는 계약이 사라진 지금, 더 이상 이수만은 SM엔터로부터 지속적인 수익을 뽑아낼 수 없게 되었던 거죠.

 

 이런 결말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이수만은 진작부터 본인의 SM엔터 지분을 넘길 대상을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하이브, 네이버, 카카오, CJ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BTS 등 하이브의 가파른 성장세에 부담을 느낀 이수만은 카카오와 최우선적으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두 회사는 결국 평행선만 달리다 끝났죠.

 

 그러다 작년 말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종료되었고, 현 이사회와 이수만 사이의 간극은 더없이 벌어진 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카카오까지 현 경영진의 우군으로 합류했습니다.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된 이수만은 결국 하이브를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상태가 고착화된다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의 임기가 연장되는 것은 물론이고 카카오의 유상증자가 끝나는 즉시 이수만은 최대주주로서의 경영권을 뺏기게 되는 수순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한 이수만은 갖고 있는 SM엔터의 18.46% 지분 역시 그 가치가 점점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즉, 이수만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프리미엄이 붙어 있을 때 파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겁니다.

 

 

 2) 방시혁의 결단으로 하이브는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도 드디어 기다리던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습니다. 곧바로 인수협상에 들어갔습니다. 하이브는 이수만에게 기존 지배구조는 손보는 대신, 이수만에게 'K-POP의 아버지'라는 예우는 보장하기로 했답니다. 어떤 것들이 오고 갔는지 궁금하네요.

 

 그렇게 2월 10일 하이브가 이수만의 SM엔터 지분 중 14.8%를 주당 12만 원에 인수하고 소액주주 지분 역시 같은 가격인 12만 원에 공개매수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월 1일까지 공개매수에 응한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전체 주식의 25% 선까지 모두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죠.

 

 이로써 SM엔터를 인수하기 위한 하이브의 지출은 1조 1370억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하이브는 최대주주인 이수만의 지분 14.8%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최대주주에 오를 순 있습니다.

 

여기서 공개매수까지 선언한 것은 두 가지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하이브가 인수 후에 SM엔터의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향후 지분 경쟁에서 더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해 혹시나 있을 불협화음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 차트. 2023년 2월 10일 종가 114,7000원

 

 반대편에 서있는 얼라인 측은 주당 12만 원이라는 금액은 SM엔터가 갖고 있는 가치를 감안한다면 너무 낮은 금액이라고 말했습니다. 공개매수 가격이 최소 10만 원대 후반에서 형성돼야 소액주주들의 표를 모으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거죠. 결국, 3월 1일이 되기 전에 SM엔터의 주가가 12만 원보다 상단에 위치한다면 결국 하이브의 전략이 무용지물이 됩니다.

 

 이런 소식을 들은 SM엔터의 주가는 순식간에 폭등하여 114,700원으로 올라섰습니다. 2월 10일(+16.45%) 하루 만에 목표한 공개매수 가격에 가까워졌습니다. 내일부터 어떤 장세가 펼쳐질지 궁금하네요.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과 얼라인파트너스는 카카오 편

 1)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 SM엔터의 경영진과 얼라인은 카카오를 밀어주고 있습니다. 지난 2월 7일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매입을 통해 SM엔터의 지분 9.05%를 매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카카오는 IT기업을 모태로 하고 있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나 멜론 등 콘텐츠 부분의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곧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회사입니다. 이로 인해 영원한 라이벌, 네이버와 더 많은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미 하이브, YG와 동맹을 맺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죠.

 

 카카오는 네이버나 CJ엔터테인먼트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자잘한 IP를 많이 가지곤 있지만 큰 한 방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만약 SM엔터를 카카오가 가져가게 된다면, 음원 플랫폼인 멜론이나 카카오웹툰, 웹소설 사업과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업계 1위인 CJ엔터테인먼트를 넘볼 수도 있겠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카카오는 자사의 콘텐츠 사업 역량과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SM엔터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2) 3월 주주총회에서 갈릴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의 운명

 하이브가 인수한 대주주 지분 15%만 주주총회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수만과의 모종의 거래를 통해 15%의 지분을 가져간 하이브와 현 경영진 및 얼라인의 지원으로 9%의 지분을 확보한 카카오의 싸움이 되었네요.

 

 다가오는 3월 최종장에서의 운명은 외국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얼라인 측 의견에 동조하며 힘이 되어주었던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큰 지각변동이 예상됩니다.

 

 만약 카카오와 현 경영진 측이 승리하고 기존 이사들 임기가 연장된다면, 최대주주인 하이브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비록 최대주주라 할지라도 임기가 3년인 이사를 변경하기 위해선 별도의 주주총회를 열어 안건을 통과시켜야 되기 때문이죠. 단순 세력싸움으로 이런 안건을 통과시키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하이브가 이사진을 변경하는 데 성공한다면 어떨까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하이브가 SM엔터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 성공하겠죠. 차후 공개매수로 매입한 의결권까지 활용 가능하게 된다면 더더욱 그렇겠고요. 카카오의 반격을 예상해 볼 수 있겠지만 이미 하이브 측 이사진으로 꾸려진 이사회를 되돌리기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내부 정리를 마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지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브는 자사의 방탄소년단(BTS), 뉴진스 등뿐만 아니라 SM엔터 소속의 NCT, 에스파 등 화려한 라인업을 갖게 됩니다. 이들을 활용해 K-POP 콘텐츠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활용할 수 있겠죠. 또한,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와 SM엔터의 팬덤 플랫폼 '버블'이 합쳐지면 국내 K-POP 아티스트의 90% 이상을 보유하게 됩니다.

 


 

 요 며칠간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일련의 사태를 정리하며 오래간만에 제법 흥미로웠습니다. 특정 기업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될 수 있으면 국내 증권시장의 흐름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네요. 1월 랠리 이후, 2월 주식시장은 심하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다들 건강 챙기시고, 성공투자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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