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이슈] 한 방에 정리하는 SM엔터테인먼트 사건

 

 

 몇 년 전부터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평소 크게 관심 없던 사람도 한 번쯤 '도대체 무슨 일인데?'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오늘은 SM엔터테인먼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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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연예 기획사 아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는 1989년 이수만이 설립한 회사입니다.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인 회사로 음반기획과 리코딩,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한류와 K-POP을 열풍을 선도하고 있고, 국내 연예계 전반에 걸쳐 압도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각종 IT 플랫폼과 결합하여 새로운 시도를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엔 2000년도에 상장했습니다.

 

 소속 가수들만 봐도 그 라인업이 어마어마합니다. H.O.T., S.E.S.,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신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EXO,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아는 아이돌 그룹은 물론이고, 보아와 장나라 같은 능력 있는 솔로 가수들 역시 꾸준하게 배출하고 있습니다. 한참 전에 데뷔했던 가수들이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SM엔터의 힘이 여전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한국 연예계에서 SM엔터가 가지는 입지는 단순한 연예 기획사가 아닙니다. 국내에 아이돌이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심어준 이 시장의 선구자이자 K-POP이라는 해외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한 개척자이기 때문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지속적인 문제제기

 SM엔터는 문제가 좀 있는 회사였습니다. 일감 몰아주기, 탈세, 무분별 사업확대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바로 SM엔터 회장인 이수만에게 집중된 과도한 권한과, 수익배분 문제였습니다. 이런 문제제기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SM엔터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수만은 SM엔터 주식 18%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지만, SM엔터에서는 별다른 직책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는 라이크기획의 대표였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수익구조는 SM엔터에서 프로듀싱 용역을 발주하여 라이크기획과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였고, 라이크기획은 말도 안 되지만 SM엔터 전체 매출의 6%를 수익으로 가져가겠다는 등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출의 6%다 보니, SM엔터의 영업이익이 흑자던 적자던 상관없이 어마어마한 돈을 챙길 수 있었죠.

 

 

 대표적인 문제제기 사례가 바로 2019년 KB자산운용에서 제시한 주주서한입니다.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라고 할 수 있는 라이크기획(이수만 지분 100%)이 매년 SM엔터의 순이익의 46%를 자문료 명목으로 가져가고 있었던 것을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SM엔터로 주주서한까지 보냈던 KB자산운용. 그러나 그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끝내 주주제안을 모두 거절했던 것이죠.

 

 

(관련기사) 2019년 KB자산운용에서 제시한 문제제기
https://www.mk.co.kr/news/stock/8844778

KB운용 "SM엔터, 라이크기획과 합병하라" - 매일경제

 

 

 시장에서는 실망매물이 쏟아져 나왔고, 한때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KB자산운용은 이후 2019년 11월까지 보유지분을 당초 7.5%에서 8.3%까지 끌어올리며 3대 주주의 위치까지 올라가며 2020년 주주총회에서 항쟁을 벌이려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무슨 이유에선지 돌연 보유지분을 내다 팔기 시작하며 퇴각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2019년 당시 에스엠의 주가추이 및 주주구성

 

 

 

 이후 2020년 팬데믹 사태가 터지면서 주식시장은 급락하고 SM엔터에 대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전략이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현 상황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게 되었습니다.

 

 

 

 

주주행동주의, 얼라인파트너스의 등장

 2021년 신생사인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등장합니다. 공격적인 주주행동주의를 실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첫 타깃으로 SM엔터테인먼트를 지목했죠. 그렇게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은 이사회의 개선과 수익배분 구조의 개선 그리고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1%도 안 되는 지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18%가 넘는 지분을 가진 이수만에게 상대도 되지 않을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SM엔터는 결국 2022년 3월 주주총회에서 신규 감사 선임을 위한 표대결에서 패배하게 됩니다. 얼라인이 일반주주들과 대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끝에 도달한 결과였습니다. 이렇게 선정된 얼라인 측 감사인이 드디어 이사회의 움직임과 경영활동을 제대로 감시하고 기록함으로써 SM엔터에 독보적이고 독단적인 권한을 행사하던 이수만에게 제약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얼라인의 공격적인 행보는, 2022년 12월 SM엔터와 라이크기획의 계약을 종료시키는,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 사이 돌아가는 상황이 점점 본인의 목을 조여오는 것을 느낀 이수만은 본인이 갖고 있는 SM엔터 지분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2020년 겨울부터 지분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데, 이에 큰 관심을 보인 회사가 카카오, 네이버, 하이브, CJ엔터테인먼트입니다.

 

 

 

 

 

SM엔터 경영권 확보를 위한 분쟁일지

 

 

하이브 인수 후 SM 지분구조(예상) (출처 : 한국경제 2023.2.11)

 

 

 

 

•  2019년 6월 KB자산운용의 SM엔터테인먼트 수익배분 시정 및 합병요구
•  2019년 7월 SM엔터테인먼트 KB자산운용 요구사항 거절
•  2021년       얼라인파트너스 주주행동주의 시작
•  2021년 5월 이수만 지분매각 결정
•  2022년 3월 얼라인파트너스 측의 감사인 선임 성공
•  2022년 10월 SM엔터에 이수만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계약해지 요청
•  2022년 12월 SM엔터,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종료
•  2023년 1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계약종료. 얼라인파트너스 추가 개선안 요구
•  2023년 2월 7일 현 SM엔터 경영진과 카카오 업무협약 체결 및 카카오 9.05% 지분확보
•  2023년 2월 10일 하이브가 이수만의 보유한 지분 중 14.8%를 인수하겠다고 공시

 

 

 현 SM엔터 경영진의 중심은 이성수와 탁영준입니다. 이들의 임기가 오는 3월에 종료되며, 3월 주주총회에서는 이들을 포함한 현 경영진들의 임기 연장 역시 논의될 전망입니다. 다가오는 3월 주주총회, 국내시장을 크게 뒤흔들 결전의 장이 될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SM엔터테인먼트 사태에 대해 걱정하는 한 편, 많은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주행동주의가 하나의 회사를 바꿔나가는 과정이 제법 흥미롭기 때문인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의 본질은, 그동안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접어들면서도 여전히 낙후되어 있었던 증시 환경에 변화의 물결을 가져왔고, 이것이 곧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가오는 3월 주주총회도 여러 변수가 있으며,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12만 원"은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높은 가격은 아닙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SM엔터를 하이브가 차지하든, 카카오가 차지하든 이미 돌은 던져졌다는 것이겠죠. 결국 변화의 바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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