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모야모야병

[모야모야병] 모야모야병 임신 가능 여부와 유전되는지에 대하여

이백부부 2023. 2. 4.

 

 많은 모야모야병 환자들이 임신을 해도 되는지, 그리고 만약 출산했을 때 아이에게 내 모야모야병이 유전되는지에 대하여 궁금증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모야모야병이 10세 이하의 어린 아이나 결혼 적령기인 30대에게서 많이 발병하다 보니, 내 아이가 나와 같은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의미에서 더욱 관심이 고조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런 궁금증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모야모야병 환자들은 임신해도 되나요?

 

 모야모야병은 뇌혈관계 난치성 희귀 질환입니다. 아직 어떤 환경에서 병이 발현되는지 그 원인은 연구 중에 있습니다. 발병 원인을 모르다 보니, 약물 치료법도 진전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외과 수술인 혈관문합술을 표준치료법으로 하여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수술을 받고 계시죠.

 

 많은 환자들이 가족 중에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아버지, 어머니는 모야모야병이 없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중 한 분이 모야모야병이어서 대를 건너뛰고 내가 발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어찌 됐든, 이런 사실들은 곧 내가 최초가 아니라는 얘기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모야모야병 환자인 나는 임신을 해도 괜찮을까요?

 

 

 

 임신을 해도 괜찮지만, 주의는 해야 된다.

 정답은 없지만, 임신을 해도 괜찮다는 게 여러 의사들의 공통된 판단입니다. 다만, 몇 가지는 주의해야 됩니다.

 

 우선, 모야모야병 수술을 받아 일상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평소에 허혈 증상이 없거나 있어도 크게 오진 않는 상태일 것입니다.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모자란 혈류는 보충이 되었으나, 이는 일반인에 비해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상인이 100의 혈류를 갖고 있고, 허혈증상이 70부터 온다고 볼 때 우리는 약 80 정도의 혈류량을 보유한 상태인 거죠.

 

 그리고 아직 수술을 하지 않은 분들 역시 병이 많이 진행되었다면 혈류량이 떨어져 있는 상태일 것입니다. 더욱이 수술을 통한 우회로를 만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수술한 환자들에 비해 더 많은 조심을 해야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논문내용.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 및 출산을 경함하는 환자의 60%가 증상이 발현됨
클리닉 리서치, <모야모야병의 연령별 임상양상과 혈류역학적 특성>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 및 출산 중에 5명 중 3명의 환자가 허혈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호흡이 가빠지거나 심하게 힘을 주는 경우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허혈 증상이 나타나는 케이스가 출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보니 환자 스스로도 최대한 이런 상황들을 통제해야 합니다.

 

 

 

만약 임신이나 출산 중에 허혈증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임신 중에 허혈증상이 발생한다면 빠르게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물 많이 먹고 빨리 누우라는 얘기죠. 따라서 평소에 긴급상황 발생 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미리 파악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와중에도 허혈증상이 5분 이상 지속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로 가십시오. 혹시 모를 상황(뇌경색, 뇌출혈)에 대비할 수 있고, 소중한 아기도 지킬 수 있습니다.

 

 출산에 앞서 신경외과 전문의가 함께 있는 병원을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희귀병이다 보니, 동네 조그만 산부인과에서는 이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신경외과 같이 있는 병원에 모야모야병 환자의 출산을 도운 경험 있는 산부인과 선생님이 있다면 더없이 좋겠죠.

 

 

 


 모야모야병은 내 자식에게 유전되나요?

 

 앞서 모야모야병의 정확한 발현 원인을 모른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유전성 요인이나 감염에 따른 염증 반응 혹은 자가 면역 이상 등으로 인해 병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내가 자식을 낳았을 때 이 병까지 유전되면 어떡하나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내 자식에게 유전되는 것은 아니나 가족력은 분명히 있으므로 충분한 고려와 주기적인 관찰은 필요하다입니다. 하지만 발병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모야모야병만으로 아이를 갖지 않겠다 판단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유전되진 않지만 가족력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과 가족력의 차이를 아시나요?

  •  유전 : 이상 유전자가 후대로 전해지는 ‘유전병’과 가족끼리 비슷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가족력’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특정 유전자가 전달되면 이 질병은 무조건 발생한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케이스에 유전이라는 말을 붙입니다.
  •  가족력 : 음식, 음주, 흡연 등의 생활습관과 주거환경, 직업 등의 비슷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을 가족력이 있다고 봅니다. 흔히 3대에 걸쳤을 때 2명 이상 같은 질병에 걸리면 가족력이 있다고 봅니다.

 

 모야모야병은 유전은 되지 않지만, 가족력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아직 모야모야병 발현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모야모야병과 직결되는 유전자를 아직 못 찾았다는 얘기죠.

 

 

발병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으며&#44; 동양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고&#44; 가족력이 있을 경우 10~15% 발병률을 보인다.
모야모야병 역학에 따른 발병률 분석(출처 : 질병관리청)

 

 

 

유전자 검사를 했을 때 RNF213 유전자가 있다면 주기적으로 검사해 볼 필요는 있다.

 모야모야병으로 진단받게 되면, 병원에서 유전자검사를 해보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유전자검사가 의무는 아니지만, 모야모야병와 특정 유전자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라고 하니 저 역시 참여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유전자는 RNF213 유전자입니다. 이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 중 많은 케이스(78.9%)가 모야모야병 환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유전자가 있어도 발병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이 RNF213 유전자가 없어도 발병하는 케이스도 꽤  있다 보니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겠죠.

 

 만약 내가 RNF213 유전자가 있다면 내 아이도 검사를 한 번 해보는 게 좋습니다. 물론 이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모두 모야모야병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비와 빠른 조치는 할 수 있겠죠. 어린 시절 빠르게 수술한 아이들은 큰 이상 없이 본인의 삶을 살아갑니다. 

 

 만약 유전자검사 결과에도 혹시나 싶은 마음이 드신다면, 아이가 8살 정도 되었을 때 MRI를 찍어보시기 바랍니다. 애타게 속만 태우는 것보다 돈이 조금 들더라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훨씬 이롭기 때문이죠.

 

 


 

 우리 같은 진행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평생을 걱정하며 살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행동들에 제약이 생기고, 이 병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나의 인생 역시 이전과는 다르게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정을 꾸리는 것 역시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어려움이 생기죠.

 

 임신, 출산. 내 인생에 몇 번 없을 큰 이벤트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미 충분한 마음의 준비는 되셨을 거라 생각되네요. 부디 잘 대비하시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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