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모야모야병

[모야모야병] 모야모야병 수술 3개월 경과

이백부부 2023. 1. 16.

 

 

 희귀 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으로 2022년 10월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직간접문합술을 받았습니다. 벌써 수술한 지 3달이 경과되었습니다.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도 했지만, 그래도 회사도 좀 쉬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모야모야병 수술 3개월 경과를 주제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뇌혈관 문합술이란?

 

 모야모야병은 발병원인도 알 수 없고, 약물적인 치료방법이 없는 희귀 난치성 질환입니다. 모야모야병에 대한 표준치료 방법은 오직 수술뿐이고, 수술을 통해 우회로를 만들어줌으로써 뇌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줍니다.

 

 

- 혈관문합술 전후 뇌혈관 비교
출처 : 분당서울대학교 병원 헬스 포커스

 

 

이렇게 혈류를 늘려주는 수술을 뇌혈관 문합술이라고 부르는데, 크게 직접문합술간접문합술로 나뉩니다.

 

 


 

 1. 직접문합술

 

- 직접문합술
출처 : 보건복지부

 

 직접문합술은 두피혈관을 혈류가 부족한 뇌혈관에 직접 이어주는 방법입니다. MRI나 CT 등 영상장비를 통해 어느 부위에 혈류가 부족한지 파악한 뒤, 개두술로 머리를 열어 수술을 진행합니다. 수술을 진행하는데 방해되거나 영향을 끼치는 아주 가느다란 미세 혈관들은 수술 과정에서 제거될 수도 있습니다.

 

 혈류를 즉각적으로 보충해주다 보니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수술 난이도가 높고 후유증 발생 위험이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효과가 바로 나타나다 보니, 성인 환자들은 직접문합술과 간접문합술을 함께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가 어려 간접문합술만으로도 충분하거나, 반대로 나이가 너무 많아 직접문합술 실시가 어려울 경우엔 실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직접문합술로 대체 혈관을 이어주더라도 모야모야병이 진행되며 다시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는 함께 진행한 간접문합술을 통해 자란 혈관으로 이미 많이 대체되어 있기에 크게 문제 되진 않습니다.

 

 

 

 

 2. 간접문합술

- 간접문합술
출처 : 보건복지부

 

 간접문합술은 두피에서 혈관이 풍부한 층(갈리아 층)을 얻어 뇌표면에 덮어주는 방식입니다. 신기하게도 일반인들은 같은 수술을 하더라도 혈관이 자라 들어가지 않는 반면, 모야모야병 환자들의 경우 덮어준 혈관이 뇌 속으로 자라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렇게 혈관이 자라 들어가 혈류를 공급해 주기 시작해, 약 3주 정도가 지나면 환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뇌혈류가 증가하여 허혈성 증상이 사라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3달까지 혈관이 계속 자라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수술 후 3달~6달 사이에 검사를 통해 수술결과를 확인하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빠르게 성장하는 소아의 경우 간접문합술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 간접술만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인의 경우도 직접술을 하기에 마땅한 혈관을 찾기 힘들 경우 간접술만 시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술 3개월 경과, 뇌경색 후유증은 아직도 남아있다

 

 저는 작년 10월 오른쪽 머리에 직접문합술과 간접문합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경과만 놓고 보면 더없이 좋습니다.

 

 우선 허혈증상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저는 오른쪽 혈류가 부족해 대부분의 증상이 왼쪽으로 왔었습니다(신경이 목에서 교차합니다). 주로 왔던 허혈증상은 왼쪽 팔 힘 빠짐과 혀 마비였는데, 수술 후에는 이런 증상이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허혈증상이 올 것 같은 심리적 불안감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걱정도 전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너무 자주 허혈증상이 왔었기 때문에 언제나 긴장상태를 유지했었는데, 장기간 허혈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걱정이 사라진 것 같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잔잔하게 계속 느껴졌던 두통이 사라졌습니다. 모야모야병 환자들은 두통을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수술하고 한 달 정도 지나자 그 많던 두통이 싹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두통약도 먹지 않고 있고, 두통이 있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제 경우엔 수술 직후 중환자실에 있을 때 저혈류 증상으로 뇌경색이 왔었고, 바로 조치가 이루어졌으나 3달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도 100% 회복하진 못했습니다.

 

 뇌경색 후유증으로 언어장애안면 편마비가 왔었습니다.

 언어장애의 경우, 병원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라고 할 때, "ㅁ... ㅁ.... ㅜ..." 할 정도로 말을 못 했는데, 지금은 대화할 때 큰 이상이 없는 상황이며, 다른 사람들은 잘 못 느끼는 수준까진 회복되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과거와 다른 부분이 확연히 느껴지며, 전화 통화를 하거나 오래 말하거나 책을 소리 내어 읽을 때 그런 부분들이 더 분명하게 느껴져 스트레스를 받고 있긴 합니다.

 

 그리고 안면 편마비는 왼쪽 입 근육으로 왔는데 아직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다행히 다른 편바미 환자들처럼 쳐져있거나 하진 않아서 다른 사람이 보기엔 멀쩡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소를 지을 때 왼쪽과 오른쪽이 대칭이 맞질 않고, 입술을 내밀었을 때 약간 쳐져있는 게 보이긴 합니다.

 

 

 병원에서는 이전처럼 회복되는데 6개월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하던데, 아주 느리게 호전되고 있다 보니 정말 6개월이 걸릴 것 같기도 하네요. 어쨌든 뇌경색 등으로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안면마비는 회복이 어렵다고 하는데, 다행히 잘 회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꾸준한 재활이 답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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