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모야모야병

[모야모야병] 수술후기 Part 1. 수술 전 이야기

이백부부 2022. 11. 19.

 모야모야병 환자의 표준치료인 뇌혈관문합술을 받기 위해 입원했습니다. 병원에서 연락을 받아 입원 수속을 밟고 수술 전까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1. 뇌혈관문합술 수술을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하다.

 

 10월 19일, 수술을 위해 분당서울대학교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다. 안내받은 바와 같이 병실 자리가 났다는 연락을 11시 50분쯤 받고, 3시 반쯤에 입실했다. 2인실을 신청했으나, 병실 배정은 5인실로 났다. 보통 신청한 대로 된다고 했는데, 요새는 병실이 많이 없는 것 같다.

 

 보통 다른 질병으로 수술하는 환자들은 수술 후 거의 바로 퇴원을 시키는데, 모야모야병 수술은 수술 후 이벤트(뇌출혈, 뇌경색 및 허혈증상)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좀 오래 입원한다. 그래서 나도 최대 2주 정도 있을 걸 예상하고 캐리어 2개에 짐을 가득 싸왔다.

 

 병원에 도착해 입원수속을 밟고, 병동으로 올라가 짐 정리를 했다.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2동에 있는 76 병동이 뇌신경을 포함한 머리수술 환자들이 대기하는 곳 같았다.

 

 입원한 날은 검사일정은 없었고, 20일 오전에 CT검사가 있어 자정부터 금식(물 포함)하라는 얘기만 들었다. 저녁때 교수님이 회진 오셔서 금요일 3번째(4~5시)로 수술할 예정이라고 전달받았고, 팔에 수액과 항경련제를 같이 맞은 상태로 잠이 들었다.

 

 

- 주삿바늘이 꽂혀진 사진
이때는 몰랐다. 내 몸에 몇 개의 주사바늘이 들어갈지..

 


 

2. 입원 2일 차. 각종 검사와 수술준비에 들어가다.

 

 10월 20일(목요일, 입원 2일 차).

 아침 8시 반에 혈관조영술 하는 곳에 가서 중심혈관을 잡고 왔다. 카트에 누워서 이동하는데, 예전 뇌혈관 조영술 할 때의 생각이 나서 좀 무서웠다.

 

 어쨌든 이렇게 중심혈관에 카데터를 이용해 좀 깊숙이 라인을 잡으면, 아래 같은 장점이 있다고 한다.

  1.   바늘을 그나마 덜 꽂을 수 있고,
  2.   일반 주삿바늘 보다 오래 쓸 수 있으며(거의 2주 사용가능),
  3.   약재가 들어갔을 때 좀 덜 아프다.

 

 오전 9시에는 예정대로 혈류 CT를 찍고 왔다. 생각보다 금방 끝났다. 혈류 CT는 이미 여러 번 찍어봤기 때문에 담담했다. 오히려 저렇게 중심혈관에 잡은 바늘이 계속 아팠다. 저게 좀 익숙해질 때까지 이틀정도는 아프다고 한다. 실제로 나중 되니까 다른 곳이 더 아파서 저건 아프다고 느껴지지도 않긴 했다.

 

 

 수술 전날엔 소독제가 들어간 샴푸(포비든 샴푸)로 2번 머리를 감아야 한다. 주치의가 오셔서 이마에 뭘 써주기 때문에 저녁 먹고 19시 전까지 감으면 된다. 수술하게 되면 며칠 동안 샤워를 할 수가 없다. 최소 중환자실 하루, 집중치료실 하루는 샤워를 절대 못한다고 보고, 일반병동에 가도 몸을 움직일 기운이 없어서 샤워하기란 쉽지가 않다. 따라서 무조건 전날 샤워를 해야 한다.

 

 그리고 끌고 다니는 폴대에는 수액과 항경련제, 위장약이 계속 투여됐다.

 

- 내가 끌고 다닌 폴대
거의 퇴원 직전까지 끌고 다닌다.

 

 

 그리고 혈압과 체온도 수시로 재는데, 모야모야병 환자 같은 경우 수술 전후 혈압 수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다. 특히 수술 후에는 혈압이 125 이상에서 안정적으로 유지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혈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약을 투여하기도 한다. 혈압을 8시간 간격, 12시간 간격으로 계속 쟀다.

 

 2일 차도 특별할 것 없이 흘러갔다. 정해진 일정 외엔 2동 4층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신나게 먹고 마셨던 기억이 있다.

이때만 해도 내가 2동 4층 야외 테라스를 그렇게 많이 갈 줄 생각도 못했다.

 

 

3. 입원 3일 차. 드디어 수술을 받는다.

 

 21일(입원 3일 차), 드디어 수술 당일이 됐다.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무섭다는 생각도 수술실 입장 전까진 크게 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들 시간이 가면 곧잘 회복한다고 하고, 혹시 모를 과관류 현상도 충분히 올 수 있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인지 크게 무섭진 않았다. 다가올 미래를 모르고 말이다.

 

 그렇게 오후 2시가 돼서 수술장에 들어갔다. 카트에 탄 채로 수술장 앞에서 아내와 인사를 나눴다.

 아내가 말했다. 눈물을 참는 것 같았다.

 

 "별일 없을 거라고, 잘하고 오라고.. "

 

 수술장에 들어가 누워서 조금 기다리니 마취팀이 왔다. 이름과 생년월일 확인 후, 매캐한 전신마취 가스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그렇게 인생 첫 수술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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